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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펫 ] 일정 체적의 액체 또는 기체를 측정하거나, 다른 용기에 추가하거나 할 수 있는 기구

후원 기여자 61호 (​신경과 이은재 교수)

1. 환자분과의 만남과 치료과정에 대한 소회
환자는 중증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을 앓고 있었습니다. 중증 근무력증은 신경면역질환(자가면역 신경질환)으로, 신경과 근육 사이의 연결에 문제가 생겨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 힘이 빠지는 병입니다. 이는 주로 신경세포에서 근육의 수축을 명령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기면서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눈꺼풀이 처지고, 말하거나 삼키기 어려워지며,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활동 후 악화되고 휴식 후에 조금 나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평생 동안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것이 이 질병의 특징인데, 심한 경우 호흡 운동에 지장을 주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는 오랫동안 본원 외래에서 소량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하여 외래를 방문하였습니다. 신경학적 진찰 결과 중증 근무력증의 급성 악화가 의심되어 즉시 입원하여 혈장치료 등의 급성치료를 시행하고 면역억제제를 조절하였습니다. 다행히 치료에 잘 반응하여 악화되었던 증상이 모두 호전되었습니다. 환자가 절실하게 겪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때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게 되는데, 이번 경우가 그런 경우였던 것 같습니다.


2. 후원 기여자로 선정된 계기 혹은 에피소드
환자는 국내 굴지의 사업체를 일으킨 분입니다. 연세가 저보다 훨씬 많으신데, 회진 갈 때마다 호흡 증상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인생 선배로서 저에게 이것저것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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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증상이 좋아지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꼭 낫게 해 달라고 말씀하셨던 것도 기억납니다. 그 버킷리스트를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지금쯤 잘 실행하셨을 것 같고, 그 결과 병원에도 큰 후원을 해 주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3. 진료와 연구를 병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과 앞으로의 계획 
중증 근무력증과 같은 신경면역질환은 아직 병인과 치료 방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평생에 걸쳐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따라서 정밀한 질병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의 질병을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질환은 자가면역 기전에 기반하기 때문에, 정확한 병인을 특정할 수 있다면 이를 조절하여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의학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타겟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여러 신경면역질환의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새로운 치료 타겟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 내 여러 기초 및 중개 연구 교수님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도 환자의 호흡곤란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있었다면 입원 치료와 급성기 치료가 불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도 저는 임상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를 찾고, 이를 의과학 연구의 언어로 풀어나가는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생명연구소 소식지 PIPETTE
Asan Medical Center 
Biomedical Research Center (Asan Institute for Life Sc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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